가을 그리고 홍시
돌담/이석도
제 나뭇잎 사이사이 숨겨 피운 꽃
툭 떨어져 뒹굴 땐 가슴 아파했지만
실 꿰어 목걸이 만드는 동네아이 모습에
마냥 행복해하던 감나무
어느덧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가
파란 가을하늘에 너무 쉬이 들킬까 봐
울긋불긋 감잎들을 물들여 감추고 있다.
홍시야
머잖아
까치들이 쪼아먹다 떨어뜨리든가 아니면
감꽃처럼 툭 절로 떨어지는 날 오겠지만
나처럼, 작은 소망 하나는 품고 있겠다.
떨어져 묻힌 흙에 봄볕 다녀가거든
살며시 새싹 하나 돋아나기를
(2019.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