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수
돌담/이석도
국수(國手), 바둑대전에 나섰다.
상대는 하얀 무명옷 입은 민초
훈수꾼 구경꾼 구름처럼 모였다.
國手가 장고 끝에 착점을 하자
제 훈수꾼만 잘했다며 춤출 뿐
대다수 구경꾼 어처구니없단다.
하늘 닮은 마음 大衆이 그 수는
불계패 앞당기는 무리수라면서
한 수만 물려줘라 통사정하기에
民草는 그러하리라 마음먹지만
國手는 남다른 묘수 있다는 듯
두 귀 막은 채 못 들은 척하고
막 놓인 國手의 까만 바둑알은
바둑 아닌 알치기로 여기는 듯
흰 알 다 쓸어버리겠다며 씩씩
바둑판에서 소매 걷어 올린다.
(2019.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