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등단이다.
우리나라 最初, 最古, 最高의 詩 전문지 '心象'의
'2018년도 하반기 신인상 공모전'에 응모한
'검버섯' 등 나의 詩 5편이
신인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心象 11월호'에 게재되었다.
1973년 박목월, 박남수, 김종길, 이형기, 김광림 등이 창간한 심상(心象)은
창간 후 지금까지 45년 동안 단 한 번도 건너뜀 없이 간행 되고 있는 대한민국 最初, 最古, 最高의
詩 전문 월간지로 이번 2018년 11월호는 무려, 통권 541호다.
[당선소감]
베트남에서 Mt.판시판에 올랐다 하산하던 도중에 한 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발신인 이름이라 기대와 떨리는 마음으로 열었더니 심상의 ‘2018년 하반기 신인상’ 공모에 몇 편의 시를 응모했던 제가 신인상에 당선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순간 조금 전 여러 친구들과 함께 올랐던,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3,143m 판시판山의 精氣를 나 혼자서 차지했다는 미안함과 기쁨이 교차하면서 지난날의 기억들이 제 머릿속을 채웠습니다.
40여 년의 은행생활을 마감할 무렵, 제2막의 인생을 준비하면서 저의 삶을 손주들에게 전해줄 수단으로 불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에 수필공부를 시작했지만 몇 해가 지나자 긴 문장의 산문이 아닌 몇 구절의 짧은 글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시공부에도 뛰어 들었습니다.
시집 한 권도 제대로 읽지 않았던 데다 글재주와 상상력이 턱없이 부족한 제게 詩는 너무 어려운 학문이었지만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은 덕분인지 조금씩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던 차에 이런 영광이 주어졌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저는 잘 압니다.
제게 시인이란 칭호가 아직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민망해 해야 할 만큼 과분한 칭호임을. 그렇지만 베스트 드라이버란 칭호도 운전면허를 따고서야 숱한 주행연수는 물론 수없이 많은 실전경험과 적지 않은 시행착오의 열매가 아닐까 싶습니다. 베스트 드라이버들이 다 그러했을 듯이 저도 이번의 신인상 수상을 거울삼아 더 많은 공부와 더 많은 습작을 통해 시인이란 칭호가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훗날 제 손주들이 자랑할 수 있는 할아버지의 抒情詩 한 편이라도 남기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않으리라 다짐해 봅니다.
끝으로, 詩를 제대로 몰랐던 저에게 詩를 감상하는 요령부터 시작해 抒情詩에 대한 이해, 詩作 요령 등 폭넓은 詩論을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로 詩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해주신 분에게 감사드리며 그리고 제가 습작을 마칠 때마다 검열하듯 꼼꼼히 살피면서 잘못 되거나 어색한 표현을 찾아내 고치게 하면서도 늘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집사람과 이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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