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23.(화요일)
어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세은이를 데리고 집 앞 근린공원 놀이터에 갔을 때였다.
공원의 중앙로를 지날 때 수십 개의 천막이 세워져 있더니 오늘 아침 운동을 마치고 공원을 지나던 오전 10시 반 무렵에는 천막마다 꽤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이었다.
한참 전부터 동네 군데군데에서 "우리동네 건강체험관"이라 쓰여진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고, 며칠 전에는 주민센터에서 "찾아가는 보건소"의 행사를 알리는 문자가 오더니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서초구보건소에서 총 출동을 해서 우리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검사, 체성분측정, 골밀도검사, 구강건강관리, 암예방, 치매선별 등 30여 종의 건강측정 과 건강상담을 하고 있었다.
아토피 예방관리 코너에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와서 구연동화처럼 하는 설명을 듣고…
이곳 불용의약품 수거코너도 아이들 모여 불용의약품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담배를 못 끊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끊을 수 있다는 용기와 금연에 대한 도움을 준다.
운동체험 코네에서는 트레이너가 고무밴드를 이용한 운동을 가르쳐 준다.
X-Ray 촬영차도 출동했다.
소방대원까지 참여해 아이들에게 화재 시 행동요령을 알려준다.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설명한 다음 심폐소생술을 가르치고…
이웃 어린이집 아이들이 참여해 재미난 놀이도 하고…
서울 수돗물의 안전성과 맛을 홍보하면서 아리수 한 병씩을…
수시로 날아드는 보건소 문자
100세 시대.
醫術은 말할 것도 없고,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엄청나게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세계에서 부러워할 만큼 잘 시행되는 건강보험이 있는데다 요즘은 지자체 보건소에서도 오늘처럼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까지 건강을 챙겨주고 있으니 어이 100세까지 살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나 싶기도 하다.
내가 어릴 때였던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고향인 시골에서는 놀다가 목이 마르면 땅을 파고 두레박으로 퍼내는 우물의 물은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곳에서의 흐르는 물이라면 마셔도 아무 탈이 없을 만큼 맑고 깨끗했었는데….
사우디라는 나라에서는 물을 석유보다 비싼 값에 사서 마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희한한 나라도 다 있다 싶었는데….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큰 변화가 왔다.
우리 부모님들의 피땀으로 이룬 한강의 기적 덕분에 보릿고개로 대변하는 가난은 없어지고 세계에서 열두세번 째의 무역강국이 되었으나 잃은 것도 많다. 그 중에 우리의 건강과 행복한 삶에 직결되는 것만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니 큰 문제다.
언제부턴가 아주 깊은 山中의 물이 아니고는 시골의 우물물조차 마실 수 없을 만큼 지하수까지 오염된 탓에 요즘은 대형 큰 마트와 가게, 편의점마다 生水라는 상품으로 마시는 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채 팔고 있으니….
그런데 업친데 덮친격이다.
이젠 숨조차 마음껏 쉬지 못하게 되었다.
올 들어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미세먼지 또는 황사주의보를 쏟아내면서 외부활동 자제를 당부하는 탓에 산업용으로나 쓰이던 방진(防塵) 마스크와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단다. 이러다 마트와 편의점에서 생수를 팔 듯 맑은 공기를 파는 날이 그다지 멀리 있지 않은 게 아닐까 싶다.
나라에서, 지방자치 단체에서 주민의 건강을 걱정하고 관리해주는 것은 무척 고마운 일이다.
어쩌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인지 모르지만….
그런데, 나는
이보다 우리 국민들이 숨만이라도 제대로 쉴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 국민들에게 맑은 하늘을 찾아주는 게 아닐까 싶다.
건강관리도 중요하지만, 단 몇 분만 숨을 쉬지 못한다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으니 건강에 공기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맑은 하늘을 되찾을 뾰쪽한 방법이 없다면…, 맑은 하늘을 되찾는데 많은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면, 우선은 도심의 요소요소에 빌딩만큼 큼직한 공기청정기 또는 미세먼지 집진기(集塵機)라도 설치해 백성들이 방진용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거리를 활보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조금은 덜 풍족하더라도…, 조금은 덜 편리하더라도….
아니 지금보다 조금은 가난하고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맑은 공기, 맑은 물 맘껏 마시는 삶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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