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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하는...

오늘은 입(술)...

오늘은 목요일.

동료들이 점심 먹으러 나갈 때,

나는 가방을 챙겨 퇴근을 서둘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반찬가게에서 김밥 두 줄을 샀다.

나는 최근 매주 목요일마다 이 집에서 깁밥 두줄을 사는데,

파래 김을 많이 쓰는 전문 깁밥집과 달리 재래 김으로 김밥을 만들어 그런지 맛있다. 게다가 엄청 굵어 한 줄만 먹어도 될 것 같은데…, 맛이 좋아 한 줄 더.

 

심산문화센타,

야외벤치에 앉아 자연을 바라보며 혼자 먹는 김밥.

센타 안의 카페테리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도시락을 싸와서 먹고 있었지만

나는 이렇게 자연 속에서 혼자서 먹고 있다. 자연에 취하고 싶어서…

문화센타 2층엔 어제(10.23.)부터 『金文을 通한 古朝鮮 文子展』이 열리고 있었다.

여러가지 모양의 그림이 그려진 작품들,

하지만 그것은 그림이 아니고, 고조선 시대의 글자란다.

연세 많으신 작가는 관람객에게 글자 하나하나씩 설명을 해주지만 알아듣기도 힘들다.

사천년 전, 신농씨의 3代 족보를 본뜬작품의 글자는 완전히 상형 문자였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우리 초보반은 지난 주의 코 그림에 이어 오늘은 입(술) 그림을 그렸다.

선생님은 12월에 작품전시회가 열린다며 회원들은 작품 한 점씩 꼭 출품하란다.  

다만 우리 초급반은 열심히 공부해서 내년 전시회에 출품하라는 말씀과 함께.

 

입술 그림은 지난 주의 코보다는 좀 쉬워 보였다.

시범을 보이는 선생님의 명암 그라데이션 솜씨는 유연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선생님께 여쭈었다.

"선생님, 어쩌면 그라데이션을 그처럼 부드럽게 해요? 나는 아무리 해도 안되던데…."

선생님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찌 그리 욕심이 많으세요. 이십 년동안 쌓은 내공인데,

두 달도 안된 분이 저처럼 잘 하겠다니…, 열심히 연습하세요. 금방 잘 될거예요."

 

두 시간동안 아무 잡념없이,

아무 생각조차없이 그림에만 몰두하는 시간.

그래서 이 시간이 나는 참 좋다.

오늘 그린 그림은 입술 3개,

그렇지만 오늘은 내가 봐도 제법 잘 그렸다.

"살아있네"

 

 

 

 

 

(고조선 문자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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