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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꽃샘추위

 

꽃샘추위

                       돌담 이석도
 
생사를 건 혈투다.
 
옥색 치마 곱게 차려입은
봄처녀 살포시 다가오자 동장군
한 손으론 장풍 날리고 또 한 손으론
창칼을 휘두르며 득달같이 달려든다.
 
동장군 달려들 땐 봄처녀
한 발자국 물러서고 동장군
주춤하면 봄처녀 다가서니 일진일퇴
 
몇 합이나 겨루었을까?
동장군이 제풀에 지쳤나 보다.
매섭던 장풍은 점점 위력을 잃어 가고
창칼의 날카로움까지 무디어지자
 
가벼운 몸짓으로 수비만 하던
봄처녀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진다.
자신의 승리를 자신한다는 듯이
 
(202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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