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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2월

 

2월

                               돌담 이석도

 

2월이 바쁘다.

겨우내 파란 하늘에서 훔친 햇살

 

그저께는 비단산* 하얀 기슭

잔설마다 한 줌 한 줌씩 얹어 간질간질

겨울잠 아직 덜 깬 풀꽃 씨앗들 눈뜨게 하고

 

어제는 꽁꽁 얼어붙은

비금계곡*에 한 아름 뿌리면서 버들치는

헤엄질을 좋아하지만 가재는 숨바꼭질을 더

좋아한다며 돌덩이 듬성 깔아 수영장 만들더니

 

눈보라 고추바람에 오들오들

맨몸으로 떨고 있는 나무들이 애처로웠나 보다

 

오늘은

햇살을 좀 더 데워야겠다면서 제 꼬리 뚝

떼어 내어 불을 지핀다.

 

(2024. 2. 21)

 

☞ 비단산 : 가평에 있는 주금산의 별칭

                   비금계곡: 주금산의 계곡으로 놀러 온 선비들이 거문고를 숨겨 두었다는 전설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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