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3. 일요일
배에서의 첫날밤은 꿀잠이었다.
우리를 실은 보이저호가 깜깜한 바다를 가르며 밤새 달려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에 도착했지만 14만 톤급의 워낙 큰 배라 그런지 갑판에 나가 바다를 바라보지 않고는 가는지 서 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흔들림이 없는데다 발자국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만큼 방음이 잘 된 객실의 깨끗하고 안락한 침대에서의 잠이었으니 오죽했으랴.
거기다, 우리 부부의 침실은 7층 337호
은규가 엄마랑 아빠랑 함께 투숙한 객실은 7층 443호
세은이가 엄마랑 이용하는 침실은 7층 445호
원준이가 아빠랑 4일 동안 있을 방은 7층 447호
이렇게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가 함께하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 있어 잠을 설칠까?
전날 가이드의 안내와 객실 입구에 꽂혀있는 오늘의 일정표에 따르면
크루즈船이 오후 3시까지 포트클랑에 정박해 있는 동안,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프로 이동한 다음에 시내관광은 물론 272계단의 바투동굴과 국립 이슬람 사원, 메르데카 광장 등의 선택 관광이 있다면서 05시 30분의 기상과 06시의 아침식사를 당부했으니 꽤 부산한 아침이 되겠지만 오늘 종일을 배 안에서 지내기로 한 우리 가족에게는 아주 느긋한 시간이었다.
船上에서 일출을 보고 싶었다.
멋진 일출을 기대하며 원준이를 데리고 12층 갑판에 올라갔다.
벌써 여러 사람들이 조깅트랙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이 서양인처럼 보였다.
전날 가이드가 말했던 평소 보이저號 크루즈를 즐기는 승객들의 분포도나 탑승수속과 어제 비상훈련 시 집합했던 수천 명의 승객들을 봤을 때 한국인은 많아야 백수십 명쯤 될 것 같았던 반면 중국인이 50∼60%, 싱가포르 등 동남아인이 20∼30%, 유럽 등 서양인이 20∼30%쯤 되겠다 했는데 역시 서양인들이 건강에 관심이 많고 참 부지런하다 싶었다.
오늘의 일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바닷물을 끌어 올리듯 수평선에서 곧바로 떠오르는 태양을 기대했건만 구름이 방해했다.
뷔페 레스토랑에서의 여유 있는 아침식사를 마치자 우리 가족의 즐거움은 시작되었다.
사우나, 스파, 휘트니스센터, 수영장, 농구장, 골프 퍼팅연습장, 카지노
탁구장, 인공 암벽등반, 파도타기 등등의 체험 또는 놀이시설은 없는 게 없었다.
음료, 빵, 커피, 과일, 음식 등 주류(맥주, 와인 등)를 제외한 모든 먹을거리는 언제든지 무료로 먹을 수 있는데다 사랑하는 가족 모두가 내 눈앞에 하루를 즐기고 있어 걱정 하나 없이 여유로우니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 하루였다.
선상에서 본 포트클랑의 새벽
다른 크루즈 배가 포트클랑에 접안하는데 우리가 탄 보이저號보다 한참 적다.
보이저號의 모형을 보고 있는 정원준.
뷔페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원준네와 우리 부부
뷔페 레스토랑에 조금금 늦게 온 은규네는 창가에서…
수영재미에 푹 빠진 내 손주들
집사람과 나는 요렇게 썬탠도 하면서…
저녁식사는 정찬 레스토랑에서…
배가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은데도 얼마나 빠른지 갑판에서 보면 물살은 급류처럼 대단했다..
오늘의 석양
저녁식사 후 찾은 마술쇼 공연장
5층 쇼핑거리에서 춤을 따라 하며 배우는 송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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