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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야기

우리가족의 동남아 3개국 크루즈여행(2)

2019. 2. 2. 토요일

모닝콜 소리에 눈을 떴다.

주변을 산책하고 싶어 원준이를 데리고 호텔을 나섰더니 후끈했다.

역시 싱가포르의 날씨였다.

아침식사를 마치자 가이드는 점심식사 후엔 곧장 크루즈 터미널로 가서 보이저호에 승선할 거란다. 그래서 점심식사 시간까지의 두 시간 동안에는 싱가포르 최대의 인공정원인 가든바이더베이 포레스트돔과 멀라이언공원을 관광할 예정이라며 우리 가족을 포함해 일행 17명을 관광버스에 태웠다. 40인승쯤의 관광버스에 절반도 안 되는 인원의 탑승이라 널찍해서 좋았지만, 후덥지근한 바깥 날씨와는 달리 에어컨에서 빵빵 쏟아지는 바람이 시원해서 더 좋았다.

관광버스에 앉아 창밖을 아무리 바라보아도 낯익은 모습은 하나도 없었다.

십수 년 전, 은행에서 실적 우수지점장 포상으로 받은 해외여행으로 집사람과 함께 발리로 가던 중에 싱가포르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몇몇 곳을 관광했었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통 알 수가 없었다.

멀지 않은 거리를 가는 동안 교포인 현지 가이드는 버스 안에서 싱가포르의 역사를 들려주었다.

「싱가포르」

말레이반도의 맨 끝에 위치한 63개 섬의 섬나라이자 항구도시로 이루어진 도시국가.

1965년 말레이시아연방에서 탈퇴해 독립국가가 되었으며, 나라의 총 면적은 우리 한반도의 3/1,000으로, 605.3㎢인 우리나라의 서울보단 살짝 넓고 제주도보다는 조금 작은 692.7㎢이지만 인구는 서울 인구의 절반을 조금 넘는 579만 명이란다.

싱가포르도 예전에는 엄청,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였다.

하지만 독립이후 30년 동안 싱가포르를 이끌었던 초대 총리 리콴유(李光耀)의 강력한 지도력 덕분에 오늘날의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경제강국은 물론 가장 청렴한 공무원의 나라, 깨끗한 나라, 안전한 나라가 되었다. 당시 리콴유(李光耀) 내각 주도의 경제, 사회정책과 관련된 집행들은 공산주의보다 더 강하고 완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6만불을 훌쩍 넘어선 지금의 싱가포르를 직접 두 눈으로 보면서 그가 얼마나 훌륭하고 위대한지, 나라의 흥망성쇠에 미치는 지도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多大한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러고는 지금도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를 영웅으로, 國父로 추앙하고 있는 싱가포르인들이 참된 국민이다 싶으면서 부럽기조차 했다.

그러면서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 못지않는, 아니 리콴유총리께서 오히려 흠모하면서 닮고 싶어 했었던 지도자가 우리에게도 있었는데…, 그 지도자가 조금만 더 우리나라를 이끌어주셨다면 지금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도 6만불을 훌쩍 뛰어 넘어 있을 테고, 훨씬 더 잘 사는 선진국이 되어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리콴유 총리의 통치기간 30년에 비해 겨우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인 18년의 통치기간에 그는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을 일으켜 가난에 찌들었던 조국을 개발도상국의 반석에 앉혔다. 그런데도 혹자들, 특히 김일성 주체주의 사상에 물든 이들은 다른나라에서 조차 부러워할 만큼 대단한 그의 공(功)은 애써 못 본 채하면서 과거의 허물과 국가의 안위를 위해 불가피하게 추진했던 통치행위, 상전벽해와 같은 개발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과(過)만을 침소봉대하면서 그 분을 마치 악행만 일삼는 지도자로 평훼하고, 민주화란 미명 아래 타도의 대상 독재자로 몰아 결국 비명에 가시게 했으니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불행이요 되돌릴 수 없는 큰 손실이 아닌가 싶었다.

하늘에 계신 그 분이 그리웠다.

그 분처럼 훌륭한 지도자가 다시 나타나 뒷걸음질치는 우리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웠으면 좋겠다 싶었다.

올봄 벚꽃이 만발하면 손주들을 데리고 그의 묘소를 찾아가 참배하면서 그의 나라사랑을 들려주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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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라이언공원과 포레스트돔 관광을 마치고

한식당에서 샤브샤브로 점심을 먹은 후 보이저호 乘船을 위해 도착한 터미널.

인산인해였다.

출국심사와 탑승수속을 기다리는 수천 명의 대기인원.

족히 2시간은 걸려서야 승선한 로얄캐리비언 크루즈 보이저호.

14만 톤급으로 아시아 최대규모의 크루즈船이라더니 정말 어마무시한 크기였다.

배의 길이가 무려 311m란다. 너비는 48m란다.

승선인원은 승객이 4,200명, 승무원이 1,170명이라니 총5,370명이란다.

내 고향 경북 청도군 매전면의 총인구가 약 2,200 명이니까 두 개 반의 面民들이 한 배에 다 타고 있는 셈이었다.

2인 1실의 객실은 모텔방처럼 아담하면서도 아주 깨끗했다.

짐을 풀고 잠시 쉬고 있는데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훈련이 있다며 전원 참석하란다.

수천 명의 승객들이 지정된 위치에 집합해 받은 훈련.

수천 명이 내지르는 왁자지껄한 요란함 속에서 승무원들이 곳곳에서 구명조끼 착용요령을 외쳐대고 있으나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고, 곳곳에 달려있는 보트와 구명정을 보고 있자니 오래 전 보았던 「타이타닉」이란 영화가 떠올랐다.

1912년 4월 15일 빙산과 충돌해 침몰한 타이타닉호.

높이 30m, 너비 28m, 길이 270m에 무게가 46,000톤급으로 당시에는 가장 화려하고 거대해 침몰 불가능한 배(An Unsinkable Ship)로 부를 만큼 대단했던 유람선도 침몰할 때는 아비규환이 되어 승선인원 2,223명 중 1,514명이나 사망했다는데…

만약, 만약에 5,000여 명이나 타고 있는 지금의 보이저호에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상상하니 아찔했다. 아무래도 그때보다 더한 아비규환이 일어날 것 같았다.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자 서쪽 하늘이 서서히 붉게 물들고 있었다.

크루즈의 첫날밤은 그렇게 다가오고 말레이시아 보트클랑으로 향하는 보이저호는 시커먼 바다를 가르고 있었다.


싱가포르의 새벽










-멀라이언공원-













-가든스바이더베이 포리스트돔-




























크루즈터미널에서 출국심사와 탑승수속을 기다리는 인파



보이즈호의 야경


보이저호 5층의 상점거리


12층 조깅트랙



11층 수영장


11층 뷔페


4층의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즐기는 우리 가족들


그런데 우리 은규는 저녁을 먹다 말고 잠이…









5층 카페데리아







첫날 4층 대극장에서 공연된 뮤지컬 


크루즈의 첫날밤을 그냥 맞을 수 없기에 15층 라운지에서 맥주를 즐기는 우리 가족




우리 가족들이 4번의 밤을 보낼 2인 1실의 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