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2∼ 2018. 11. 6
2018. 11. 5.(월요일)
사파에도 아침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상쾌하기 그지없는 아침이었다.
맑은 공기 덕분일까?
아니면 해냈다는 성취감 때문일까? 어젯밤 자리를 옮겨가며 세 곳에서 적지 않은 양의 술을 마셨으니 평소 같았으면 속이 얼마간은 부대낄 텐데 아무렇지도 않았으니…
뷔페에서 양껏 아침식사를 하고는 출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을 때였다.
쌀국수로 점심을 마친 후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입구에 앉은 여인이 돈을 내란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옆에는 커다란 투명상자가 놓여있고 안에는 지폐들이 수북했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가이드가 와서 지폐를 내민 덕분에 친구들과 함께 볼일을 볼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휴게소와 공원 등에 있는 공중화장실에 비하면 청결상태나 편의시설이 형편없었지만 베트남의 공중화장실은 거의가 유료인 것 같았다.
가이드에게 요금을 물었더니 1인당 2,000동이란다.
며칠 전, 여행을 떠나기 전날의 저녁에 딸과 주고받았던 대화가 떠올랐다.
퇴근한 은규 어미가 우리 집에 와서는 두툼한 봉투를 내밀며 말했다.
“아빠, 지난번 베트남 출장 가서 쓰고 남은 건데 이거 쓰세요.”
“괜찮아, 200불이나 환전했어, 근데 얼만데 봉투가 이리 두껍냐?”
“220만동요.”
“220만동? 그렇게 많이…”
“우리 돈으로 치면 얼마 안돼요. 현지화폐가 편하실 테니 이것부터 쓰세요.”
그러고 보니 호텔에서의 팁이 20,000동이었고, 깟깟마을에서는 택시를 세워놓은 기사들이 우리에게 “사파, 십만 동”이라며 호객을 하고, 술값을 계산하던 친구들이 조금은 헷갈리게했던 것도 ‘동’이라는 베트남 화폐의 가치 때문이었다.
딸이 가르쳐준 방식에 따라 0을 하나 빼고 2로 나누면 우리 돈으로
2,000동은 100원,
20,000동은 1,000원
100,000동은 5,000원
문득, 베트남의 화폐가치는 우리 돈의 약 1/20인 반면,
요즘의 환율을 보면 100엔이 1,000을 넘고, 1달러가 1,000원을 넘고 있으니 이것을 달리 말하자면 일본의 엔화는 우리 원화의 10배가 넘으며, 미국 달러는 우리 원화의 1,000배가 넘는다는 말. 이런 생각이 들면서 국력이 고스란히 화폐에 담겼음을 알았다. 그러고는 화폐의 가치가 곧 국력이라는 생각에 우리나라 화폐의 가치가 어서 빨리 일본과라도 비슷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보았다. 하지만 이내 돌아가는 지금의 나라꼴이 떠올라 기대를 멀찌감치 밀쳐놓아야 했으니…
5시간을 달려 도착한 하노이.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도(首都)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도시가 세계에 단 두 곳이라는데 그 두 곳 중의 하나인 하노이(다른 한 곳은 로마)에서 베트남 최초의 대학교라는 ‘문화사원’과 전통시장을 관광하고는 마지막 코스인 발마사지와 저녁식사…
마사지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닷새만에 먹는 한인 식당의 김치찌개가 어쩜 그리 맛있을까?
김치찌개를 안주 삼아 마시는 소주는 왜 그리 달콤할까?
……………………………
11시 35분에 출발한 인천행 비행기는 우리를 싣기만 했는데
4시간여의 단잠은 우리를 인천공항까지 무사히 데려다주었다.
“이륙산악회 파이팅!”
인천공항 대합실에서 외친 함성으로 해단식을 대신한 후 집으로 향하는 이륙산악회 친구들의 발걸음은 완등메달과 완등 증면서 덕분인지 며친 전보다 훨씬 당당하면서도 Mt.판시판의 안개만큼이나 가벼워 보였다.
참으로 뜻 깊고 멋진 여행이었다.
3,143m 산을 완등했다는 메달과 증명서야 내일부터 장롱 속 깊숙이 잠자고 있겠지만
또 해냈다는 성취감,
또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 하고 싶다는 기대감
이런 것들이 이젠 우리들의 몸속에 들어앉아 마음의 나이를 갉아 먹으면서 꿈틀, 늘 꿈틀거릴 것 같다.
이틀밤을 묵었던 호텔…, 다시는 오지 못할 것 같은 셍각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베트남국수를 먹는 친구들
하노이 문묘 [Temple of Literature]
하노이 '공자묘'라고도 부른다. 1070년 리탄통(Ly Thanh Tong) 황제가 공자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원이며 베트남 최초의 대학으로도 알려져 있다. 리(Ly) 왕조의 통치기간에 국교를 불교에서 유교로 전환하면서 정신적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경내에는 문무묘, 규문각, 연지, 대성전, 공자사당, 종루 등이 배치되어 있으며, 문묘 안에는 거북 머리 대좌를 한 대형 비석이 놓여 있는데 이 비석에는 1442년부터 약 300년 동안 시행한 관리등용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 놓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청나라의 4대 황제 강희제(康熙帝: 1654-1722)가 쓴 현판 '만세지표'
대성전 안에 들어가면 문 양 옆에 서 있는 한 쌍의 학(鶴) 조각이 보이는데
중국에서 보낸 선물로 중국의 상징인 학(鶴)이 베트남을 상징하는 거북을 밟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세계의 중심인 중국을 떠받치고 있는 게 베트남이라고 생각한다니
이 얼마나 멋진 역발상인가.
하노이 전통시장
농업, 상업, 수공업 등 없는 물건이 없을 것 간은 큰 시장
36개 거리로 나뉘어져 있다해서 36거리시장이라고도 한단다.
우리나라 남대문보다 훨씬 큰 시장, 전동차로 이동해도 한참 걸리는 거리
시클로라고 하는 인력거도 많이 보이고 우리는 골프장 카트와 비슷한 전동차로 관광했는데
걸어서 구경하려면 하루 종일은 꼬박 걸릴 듯
살 것도 없었지만 사고 싶어도 전동차로 이동하기에 불가
하노이공항에서 귀국길의 탑승을 기다리면서
이번 판시판 등반을 기획하고 멋지게 추진한 김석진 대장 덕분에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탈하게게 완등하고 귀국한다며 감사 선물을 전하는 친구들
Mt.판시판 완등메달과 완등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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