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15. 일요일
오늘은 이륙산악회의 10월 정기산행일
도보여행의 여독이 채 가시지 않아 참석 여부를 알리지 못하다
오늘 아침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서면서 참석을 통지했던 도봉산 산행.
10시쯤 1번 출구 앞에 여덟 명의 육십대 청년들이 모였는데
벌써 도봉산역 광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단풍이 시작되고
산행하기 가장 좋은 10월 중순인데다
파란 하늘에 두둥실 뜬 하얀 구름이 아름답기 그지 없는 일요일
이런 날은 사람들이 집안에 가만히 있질 못하나 보다.
서울 시민들이 다 모인 것 같았으니…
인파에 밀려 오르고 또 오르는 도봉산 산행
올라갈 수록 빨갛게 물든 단풍잎들이 빨리 오라 손짓하지만
막바지 깔딱고개는 왜 그리 힘드는지 앞에서도 헥헥 뒤에서도 헥헥
나란히 오르던 친구 헥헥거리며 한마디
"내려올 낀데, 와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그러자 뒤따라오며 헥헥거리던 어떤 아주머니 한마디했다.
"죽을 낀데 와 사는지는 아능교?"
"···········"
소나기 뒤의 햇볕이 맑고
눈보라 뒤의 햇살이 더 곱듯
고생 끝에 맞는 樂이 더 달콤하듯
땀방울 비오듯 흘린 끝에
드디어 신선대.
깔딱깔딱 숨 넘어갈 듯 올랐기에
발 아래 아름다움에 우리 눈들은 호강을 하고
하늘을 품은 우리 가슴엔 호연지기 담을 수 있었으니…
그 시간은 아무 부러움도 없는 순간이었다.
산에 오르기 시작한 지
5시간 20분 동안 7.52km를 걸어 쌓였던 피로는
산 아래 한 두부집에서 소줏잔 부딪치는 소리에 놀라 다 도망가버리는 바람에
행복을 나누며 우정을 도봉산만큼이나 쌓을 수 있었다고 하더이다.
그런데 오늘 도봉산 아래 그 두부집의 원탁에 둘러 앉은 친구는
송병철, 김귀동, 김영문, 박삼수, 이풍규,
이홍희, 한옥봉, 이석도였다.
오늘 산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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