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금요일 퇴근길.
문득 뜨끈뜬끈하고 칼칼한 생태탕이 맛나겠다는 생각에…
집사람의 요리솜씨를 믿고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버스를 내렸다.
시장을 한 바퀴 다 돌도록 생태는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았다.
뭘 찾느냐고 묻는 한 상인에게 물었다.
“아줌마, 생태는 어디서 팔아요?”
“생태는 일본에서만 잡혀서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팔지 않아요.”
“그래요?”
'그럼 시내 식당에서 파는 생태탕은 모두 일본산???'
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흥이 고향인 집사람이 좋아하는
고흥 앞바다에서 채취한 참 꼬막이랑 새 꼬막을 사고,
보라와 세라, 원준이도 좋아하는 구이용으로
굵직한 제주도산 갈치도 한 마리 사고,
사위들이 좋아하는 조림용 갈치 한 무더기를 샀다.
지갑이야 조금 얇아졌지만,
맛있게 먹을 식구들을 떠올리니 기분은 좋았다.
그래서 우리 아버지도 어디 다녀오실 때는
식구들이 좋아하는 찬거리를 잘 사들고 오셨던 모양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씩 아버지를 닮아가는 나.
아버지를 닮아가는 내가,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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