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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요리

고향식 추어탕

지방마다

추어탕 끓이는 비법이 다르다고 한다.

서울식은 사골국물로 삶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끓이며

국물이 전라도식에 비하면 덜 하지만 대체로 걸쭉한 편이다.

남원 추어탕으로 대표되는 南道式 추어탕은 삶은 미꾸라지를

갈아넣고 끓이며, 부재료는 시래기 또는 우거지이다.

된장과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 매우 걸쭉하며

먹을 때 산초가루를 넣는다.

 

오늘은

집사람이 추어탕을 끓였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식이 아니고,

친정이 전남이면서 남도식도 아닌

내 고향식의 추어탕을…

우리 고향식의 추어탕은

경부선 열차가 대구에서 南으로 조금 내려가면

만나는 淸道驛, 역전에 있는 추어탕집이 수시로 맛 기행에

소개될 만큼 맛이 뛰어나고, 유명한데…

미꾸라지는 물론 꺽두구(꺽지) 등 민물 雜魚를 넣고,

副재료는 주로 얼가리를 넣고 맑게 끓인다.

 

지난 여름 고향에 갔을 때,

어머니가 동곡장에서 샀다며 넣어주신 물고기.

냉동실에 꽁꽁 얼어있었지만 대부분이 꺽두구였다.

집사람은 민물고기를 해동시켜 참기름을 살짝 둘러 달달 볶아

물을 넣어 국자로 으깨더니 고운 체로 뼈를 걸러낸 다음

얼가리, 대파 등 부재료를 넣어 끓였다.

아주 맑은 국물이다.

 

살짝 입술에 대 본 맛, 국물은 달콤했다.

맑은 추어탕에 다진 마늘이랑 잘게 썰은 빨간 고추를

듬뿍 넣고, 고향에서 가져 온 재피가루를 살짝 넣었다.

바로 이 맛, 엄마의 맛 그대로 였다.

삼십 수년을 같이 살았더니 어느새

집사람의 손 맛은 엄마의 손맛이 되어 있었다

몇 해 전 청도역전에서 먹었던 추어탕보다

맛이 쪼끔 더 있었다. 

 

추어탕을 처음 먹는, 네 살배기 우리 원준이도

할머니가 만든 추어탕이 얼마나 맛있었던지,

밥을 한 그릇이나 말아,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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