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15. 수요일
오늘은 우리은행 을지로동우회의 10월 정기산행일이었다.
이렇게 아침 일찍 잠실 롯데마트 앞에서 만난 을지로동우회 회원들은
28인승 리무진 관광버스 3대에 나눠 타고 달렸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울긋불긋 치장하고 있는 가을산과 길가에서
가냘픈 미소를 짓고 있는 코스모스의 환대를 받으며..., 화양강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익어가는 강원도의 가을 풍경에 넋을 잃은 채 3시간 여를 달려서야
도착한 설악산 흘림골 탐방로 입구
7년 전 이맘때쯤이었지 싶다.
남설악의 숨은 비경 망경대가 46년 만에 개방되었다는 뉴스에
친구들과 갔다가 수천 명의 등산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주말이라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그때의 인파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오늘도 적잖은 등산객들이 흘림골을 찾았다.
설악산 흘림골
흘림골은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언제나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것 같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란다.
자연휴식년제로 묶인 지 20년 만인 지난 2004년에 개방되었다. 수해로 인해 한계령을 넘나드는 도로가 유실되고,
집채만 한 바위가 굴러 떨어지면서 도로를 가로막아 복구하는데 오랜 세월이 흘렀다. 흘림골이 품고 있는
여심폭포는 높은 기암절벽을 타고 20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이다. 이 여심폭포부터
등선대 입구까지 300미터에 이르는 구간은 깔딱 고개라 부를 정도로 매우 가파르다.
[네이버 지식백과]
울긋불긋 단풍이 손짓하는 설악산은
발길 닿는 곳마다 기암괴석, 보이는 곳마다 절경이었지만
흘림골의 정상 등선대에 오르는 1km 남짓한 길은 수직에 가까우리 만큼 가팔랐다.
오르막은 통나무 계단이고 계곡을 건너는 등산로마저 통나무로 테크 길이 힘은 들어도 위험하진 않았는데
달랑 배낭 하나 둘러메고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이처럼 험한 곳에 무거운 철기둥과 통나무를 옮겨 등산로를 만들자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처럼 잘 만들어진 통나무 데크 길을 오르는데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이 등산로가 생기기 전인 시절에 등선대 한 번 다녀가자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데크 길을 만든 인부와 이 길 생기기 전의 등산객들이 떠오르면서
그들의 노고와 열정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높이 20m 정도의 폭포로, 폭포의 모양이 여성의 음부(陰部)를 닮은 데서 명칭이 유래하였다.
여신폭포(女身瀑布)라고도 한다. 옛날에 선녀탕에서 목욕을 하다 천의(天衣)를 잃어버린 선녀가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주전골의 만불동을 넘어 이곳에서 나신(裸身)의 폭포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하늘로 오르기 전 이곳에서 몸을 깨끗이 정화하고 신선이 되기 위해 등선대에 올랐다 하여 등선폭포라 한단다.
이 폭포의 낙차는 30m이며 이곳의 물줄기는 사람 흔적이 전혀 없는 곳에서 시작되어 굽이굽이 흘러 이곳에서 폭포로서의 위용을 자랑하는데 비가 온 후 이 폭포를 보면 마치 하늘을 오르는 신선의 백발이 휘날리는 것처럼 보인단다.
등산로 곳곳이 나무 또는 철판으로 만든 데크 길이었는데 전체 등산로의 2/3는 될 듯했다.
흘림골을 오르내리는 동안 즐비한 온갖 모습의 기암괴석과 울긋불긋한 단풍이 유혹하는 설악산의 가을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람쥐조차 쉬이 오를 수 없을 만큼 험준하고 미끄러운 바위에다 보폭에 맞게 구멍을 뚫어 계단을 설치하고, 길을 만들 수 없는 절벽이나 벼랑에는 중국처럼 잔도를 만든 다음 낙석으로부터 등산객을 보호하기 위해 일일이 튼튼해 보이는 철망을 씌운 것을 보고는 '모든 게 국력이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력이 쇠하면 이런 편의시설들은 보기 흉한 쓰레기가 될 뿐인데...' 하는 우려의 마음이 고개를 들면서 부디 우리나라가 몇 단계 더 발전하고 국력 또한 몇 곱 더 흥해 우리들의 자식 아니 우리들의 손주들, 손주들의 손주들까지 오래오래 우리처럼 설악산의 아름다운 가을을 힘들지 않게 즐길 수 있길 소원하는 간절함이 일었다.
마지막 소원
돌담 이석도
아내보다 오래 살고 싶은 마음 전혀 없다.
하루라도 먼저 가는 게 소원이다.
하지만…
불상만 보이면 두 손 모은다.
외로움 잘 타는 집사람
마지막 날까지 외롭지 않게
그녀 옆에 나 있게 해달라고
가족사랑 남다른 내 아내
가족 이별 두렵지 않게 마지막 순간
그녀의 두 손 내가 꼭 잡고 있게 해달라고
내 각시 마지막 가는 길
못다 갚은 내 사랑 엮어 만든
꽃상여 태워 고이고이 모시고서는 나
곧바로 뒤따라가게끔 해 주십사
빌고 또 빈다.
신라 말 가지산문(迦智山門)의 개조 도의(道義)가 창건하였다. 성주산문(聖住山門)의 개조인 무염(無染)이 이 절에서 출가했다고 전할 뿐 절의 역사는 알려진 바가 없다. 절 뒤뜰에 5가지 색깔의 꽃이 피는 나무가 있어서 절 이름을 오색석사라고 하였고, 인근 지명도 오색리로 바꾸었다. 절 아래 계곡 암반에서 나오는 오색약수는 이 절의 승려가 발견하였다고 한다. 오랫동안 폐사로 방치되어 있던 것을 근래에 인법당(因法堂)을 세워 명맥을 잇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주전골 계곡으로 오색석사를 거쳐 하산을 마친 나는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언제나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것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흘림골'
이 '흘림골'의 유래가 너무 식상하다 싶어 그럴듯한 전설을 가미한 유래 하나를 새로이 만들어 선물했다.
"옛날 옛적에 한반도에 살던 한 도인이 수행을 마치고 등선폭포에서 몸을 씻은 후 신선이 되기 위해 등선대에 올랐는데
天上에는 地上의 물건을 가져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신선이 된 후 하늘에 정원을 꾸밀 요량으로 한반도
곳곳을 다니며 모아 가지고 있던 기암괴석들과 소나무들을 등선대 주변에 뿌리듯이
흘리고 하늘을 올랐다고 해서 '흘림골'이라고...
산행일의 하이라이트 점심
제 시간을 넘겨 먹는 식사는 언제나 더 꿀맛인데
오늘 점심은 오후 3시를 넘겨 양양의 물치항에서 싱싱한 회였으니 오죽했으랴.
게다가 선후배들과 한 잔, 입행동기들과 함께 소맥잔을 주고받았으니...
을지로동우회의 10월 정기 등산 또한 매월 산행이 그러했듯이
10년은 회춘한 듯한 건강 만땅, 행복 만땅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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