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청계산
돌담 이석도
며칠 전까지는
소주 몇 병 폭탄주 몇 잔에도
끄떡없이 푸르싱싱하더만
오늘은 고작 막걸리 한 병
나랑 나누어 마시고 울긋불긋
온 얼굴 불콰한 청계산
술기운일까?
나이 탓일까?
언제나 말없이 듣기만 하더니
오늘은 술술술 그의
말문이 터졌다.
“친구야,
피면 지는 것이 자연이고
늙으면 병드는 게 섭리지만
우짜든동 치매만은 피하시게.”
“올라올 때마다 억만년 묵은
내 정기 나누어줄 테니
자주자주 오시게.”
(2022. 10. 31.)
'나의 詩 놀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만추의 남산 (0) | 2022.11.21 |
---|---|
[詩] 오판 (1) | 2022.11.01 |
[詩] 알아야 행복하다 (0) | 2022.10.30 |
[詩] 가을비 (0) | 2022.10.14 |
[詩] 꽁트 하나 (0) | 2022.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