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색소폰 동호회에 갈 때마다 양재역 부근에 있는 쭈꾸미 전문점을 지나친다.
지나칠 때마다 보면 수족관 속의 쭈꾸미들이 모두 수족관의 유리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런데 어제까지는 이런 모습이 예사롭게 보이더니 오늘은 달리 보였다.
'쭈꾸미들이 왜 저렇게 달라붙어 있을까?'
'인간 세상을 구경하는 걸까?'
'수족관을 벗어나 고향 바다로 가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죽임 당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고는 살고 싶어 발버둥치는 걸까?'
몇 일 더 살지도 못하고 죽임을 당해 누군가의 입속으로 들어갈 쭈꾸미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이런 생각도 들었다.
'미물인 저 쭈꾸미들도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는 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우리 인간은…?'
수시로 보도되는, 모텔이나 팬션 등에서 여럿이 함께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지구 구석구석에서의 테러와 총질 뉴스도 떠올랐다.
그렇다면…
만약 어딘가에 우주를 관장하는 절대자가 있다면…
'그 절대자의 눈에 우리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있을까?'
'어떤 공간에 서로 물어 뜯는 모습은 아닐까?'
'이렇게 사는 인간들이 과연 수족관 유리에 붙어 있는 쥬꾸미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뭇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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