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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방

고정관념

2013.10.29. 화요일

오늘도 수필창작 수업이 있는 날이다.

수업에 앞서 점심회식이 있다는 총무의 연락을 받고 퇴근을 서둘러야 했다.

또 한 분의 수필가 등단을 축하하는 점심회식이었다.

지난 주 골프모임땜에 빠졌던 고향친구도 참석하고

이번에 문학지 『문학의 강』 가을호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하는 분은

우리 창작교실 1기생으로 2년간 내공을 쌓은 분이다.

나도 2년간 공부하면 등단할 만한 실력을 갖출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 점심회식이었다.

 

오늘, 나는 『나의 어린시절』을 초고 작품으로 냈고

10월 8일 제출한 『절친 사돈』에 대한 화평이 있었다.

그리고 9월 3일 제출하고 10월 17일 퇴고까지 끝난 『고정관념』을

아래와 같이 다시 퇴고해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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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固定觀念)

이 석 도

(⑰ 초고, 2013.9.3, 퇴고, 2013.10.29.)

  공원길에서 작은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이가 있었다.

  아휴, 깜짝이야!” 무심히 지나던 한 중학생이 강아지와 마주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같이 걷던 한 여학생이 말했다.

  “야! 사내아이가 뭐 그래, 강아지를 다 무서워하고…”

   다른 남학생이 그 말을 받아 말했다.

   “야, 그건 고정 관념이야.”

   물고기를 실험한 글이 있다. 금붕어를 수족관에 넣고, 그 가운데에 유리판으로 경계를 만들어 일주일을 실험한 내용이다. 물고기는 헤엄을 치다가 그 투명한 유리판을 보지 못하고 계속해서 부딪치기를 반복했다. 그런데 정확히 일주일 후 가운데의 유리판을 제거했을 때, 놀랍게도 금붕어는 늘 유리판이 있던 곳까지만 헤엄치고 돌아선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이 나타난 행동이다.

  고정 관념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속에 굳어 있어 변하지 않는 생각’ 이다. 금붕어처럼 스스로를 제한하고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규정해 버리는 것이다.

  인간은 날 수 없다는 고정 관념을 깬 비행기, 사진기에는 반드시 필름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점을 깨뜨리고 탄생한 디지털 카메라, 날개가 없는 선풍기 등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훌륭한 발명품의 대부분은 고정 관념을 깨뜨린 산물들이다.

  변화에 느렸던 농경사회에서는 관습처럼 전해오던 고정 관념이 때로는 집단 내 기강을 세우고 질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겠지만, 발전은 이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지금은 100년에 걸쳐 일어나던 변화가 5년 이내에 이루어지는 21세기이다. 이러한 21세기에도 진부한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서는 발전은 고사하고 생존조차 하기 어렵다.

  오늘날의 급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생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고정 관념은 현상에 집착한 나머지 드러나지 않은 본질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몸이 굳었을 때 우리는 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면 한결 나아진다. 얽매임에서 벗어나고, 생각이 굳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다각적인 관찰과 같은 '마음의 스트레칭'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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