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공주의 생일

2020. 2. 14. 금요일

오늘은 연인들이 선물이나 카드와 함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발렌타인데이(Valentin's Day).

가장 널리 알려진 유래는 로마제국에서 시작된 성 발렌티누스의 축일이라는데, 당시 로마제국의 클라우디우스 2세는 군대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군인들의 결혼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금혼령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원했던 연인들을 위해 발렌티누스 주교는 혼배성사를 집전해주었고, 결국 처형을 당하고 말았는데… 그 발렌티누스 주교의 순교일이 바로 2월 14일이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본식 발렌타인데이가 정착해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렛을 주는 날이다.

은행에 근무하던 2014년 이날까지는 여직원들로부터 초콜렛 받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았었지만

오늘 유치원에서 돌아온 은규와 세은이로부터 받아 먹은 몇 알의 초콜렛이 더 달콤했으니…

2015년 발렌타인데이에 태어난 정세은은 엄마의 할머니이신

외증조모의 뇌졸증 입원으로 가족 모두가 실의에 빠져 있던 중에 맞은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때라 마음만큼 사랑을 퍼붓지 못했었는데…

벌써 5번째의 생일이다.

세은이의 만 다섯 살 생일

근사한 음식점에서 제대로 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말썽을 부렸다. 

설연휴부터 들리기 시작하던 우한 폐렴이 우리를 주저앉혔다.

세은이 어미가 생일파티를 집에서 하잔다.

케익도 세은이랑 함께 집에서 만들겠단다. 

아주 조촐한 생일잔치였다.

하지만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사랑,

엄마와 아빠 그리고 원준 오빠 사랑에

이모와 이모부, 은규 오빠의 사랑까지 듬뿍 담겼으니

어느 해보다 달콤한 잔치였다.

세은이가 엄마랑 오빠랑 함께 만든 케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