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 놀이터
[詩] 나의 개벽
자갈 길.
2018. 4. 1. 18:45
나의 개벽(開闢)
-이석도-
내게는
평생 하지 못하리라 여긴 세 가지가 있었다.
낭떠러지 시골길 버스를 타던 어린 시절
죽었다 깨어나도 운전은 못할 줄 알았고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라
보리를 심으면 수천 명이 배불리 먹을 땅에
잔디를 심어 노는 것은 죄라 생각했으며
노래라곤 애국가도 1절밖에 모르는 음치여서
음악과는 영영 등진 채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가끔씩 골프백을 차에 싣고 가서는
잘 가꾼 잔디밭을 종일 삐대곤 하는데다,
대여섯 해 동안 메고 다닌 색소폰 가방 덕분에
모임에서 유행가 한두 곡을 연주하고 있으니…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
그래, 다음은 몸짱이다.
(2018. 3. 31.)
☞ 詩作노트: 올가을 실버 몸짱대회 출전을 목표로
운동하던 중 각오를 다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