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꿈같은 행복
자갈 길.
2017. 7. 30. 00:21
2017. 7. 26. 수요일
양재천
우리 색소폰동호회의 7월 연주회
오후 7시부터 시작된 회원들의 연주
여덟 번째가 내 연주인 나는 순서를 기다리며 동영상을 촬영하기로…
두 번째 회원의 연주를 한창 촬영하고 있는데 저만치에서 한 아이가 뛰어오고 있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하고 소리치며 뛰어오는 아이는 은규였다.
할머니를 졸랐던 모양이다.
화요일 오후였다.
어린이집에서 하원시켜 데려오면서 은규에게 말했다.
"은규야! 내일은 할머니가 은규 데리러 오실거야."
"할아버지 어디 가요?"
"내일은 할아버지가 나팔 불어야 돼."
"에전에 할아버지 나팔 불 때 형아랑 춤췄는데…, 나도 가고 싶다."
연주회 시간 등을 이야기하고 데려갈 수 없다고 하자
실망스런 표정으로 은규는 말했다.
"다음에는 데려가요."
내게 찰싹 달라붙은 우리 은규
신나는 음악이 나와도, 민요와 북춤이 나와도 요지부동.
드디어 내 차례, 은규를 집사람에게 맡기고 색소폰을 목에 걸고 무대에 올랐다.
"할아버지 화이팅!"
은규가 힘찬 목소리로 응원을 보내자 관중들은 귀엽다고 야단이었다.
첫 곡으로 'Yesterday once More'를 연주하자
언제 나왔는지 은규가 무대 앞 공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 동작 하나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게 없었다.
두 번째 곡, '초혼'을 연주할 때 은규는 아예 무대에 올라왔다.
잠시만 떨어져 있어도 서로 찾는 우리는 껌딱지.
행복이 별거더냐?
가족 사랑이 행복이지…
할아버지는 색소폰을 불고
손자는 춤을 추고…
내가 꿈꾸는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