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야기
조카의 결혼식
자갈 길.
2014. 6. 16. 00:26
2014. 6. 15(일요일).
오늘은 내 조카 이규가 장가 가는 날.
형님의 아들이지만,우리 부모님께 하나밖에 없는 손자이다.
박사학위를 받고, 좋은 직장에서 자리를 잡느라
결혼이 다소 늦은, 30대 후반의 신랑이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신부와 함께 연신 싱글벙글 웃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은 여간 이뿌지 않다.
예식에 이어 사잔촬영이 끝났다.
폐백이 시작되었다.
혼주인 형님 내외분이 먼저 절을 받았다.
다음은 새색시의 시조모인 우리 어머니가 절을 받는다.
오늘의 손자 결혼을 보기 위해 유월 초에 상경하신 우리 엄마.
홀로 자리에 앉아 손자와 손부의 절을 받는 엄마의 모습을 보자
잠시 내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오늘 같이 좋은 날,
엄마 옆에 아버지가 앉아 계시면 얼마나 보기 좋을까?
아버지가 그토록 사랑했던 손자인데…
오늘 이규의 결혼식을 보셧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2년 반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무척 보고 싶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란 단어조차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다.
나 뿐 아니라, 우리 오남매와 엄마까지 아버지를
그리워 하면서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억지로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버지는 하늘나라에서도 오늘은 가만히 있지 못하시고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계셨을 것 같다.
늘 걱정하고, 사랑했던 장손과 우리의 행복을 위해
앞으로는 하늘나라에서도 편히 쉬지 않고 애쓰실 것 같다.
우리를 보면 언제나 조용히 빙그레 웃으시던 우리 아버지
아버지가 너무너무 보고 싶은 날이다.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