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임대차 보증금에 대한 소송

자갈 길. 2014. 4. 4. 16:43

3월 초, 퇴근해 들어서는 우리 집. 

아파트 대문에 우편 집배원의 메모가 붙어있었다.

"법원문서의 특별송달이 있어 방문했으나 아무도 없어 다시 오겠다."는…

附記된 번호로 집배원과 연락해 법원문서를 받았다.

서울지방법원에서 보낸 '소장'이었다.

설마했더니….

 

2월 중순경에 한 통의 내용증명이 왔었다.

내가 양재동으로 이사 오면서 세놓은 서초동 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을

지급해 달라는 압류권자의 내용증명 우편이었다.

작년 9월 느닷없이 우리 아파트의 보증금에 대해 압류 및 추심명령서가 송당 되길래

세입자가 살고 있고, 계약기간이 남아 있으며, 보증금은 월세의 담보금이고 명도계약

이행 보증금이므로 아파트가 정히 명도될 때까지는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을

법원으로 진술했었는데, 내 아파트의 임대차계약이 2월 중순이면 만료되므로

보증금을 압류권자인 자기에게 지급해 달라는 것이었다.

즉시 지급하지 않으면 추심금 청구는 물론 지연금 및 제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엄포까지 하면서….

 

나는 즉시, '계약기간이 끝났지만 임차인이 여전히 살고 있으며, 아파트가 명도되지 않았으니

추심금 청구에 응할 수 없다. 그리고 임대인인 나는 임차인에게 명도를 강요할 이유도 없고

명도를 강요할 의사도 없으니, 압류권자 책임으로 내 아파트를 정히 명도해 주거나

임차인이 자진해 명도하면 보증금을 압류권자에게 지급하겠다.' 는 답신을 보냈는데,

끝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장을 받았으므로 한 달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주고받은 내용증명을 중심으로 추심금 청구에 응할 수 없는 사유를 열거한 다음

원고의 주장을 기각하는 판결을 구하는 답변서를 작성했다.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할 방법을 찾던 중

'소장'과 함께 배달된 소송안내서를 읽었다.

그 안에 '전자소송절차 안내'라는 용지가 한 장 있었다.

내 경우와 같이 복잡하지 않은 소송은 전자소송으로 진행할 수 있단다.

절차에 따라 인터넷을 접속해 회원가입하고 진행했더니 아주 편리했다.

답변서와 증거서류도 인터넷으로 제출할 수 있었다.

며칠 후 인터넷으로 확인해 보니 내 답변서를 벌써 원고에게까지 송달 되었다.

이런 일은 없는 것 보다야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여태 모르고 살았던 세상 일을 깊이 있게 알게 되고,

경험할 수 있었으니 꼭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더구나, 제대로 활용할 줄 안다면 '인터넷 세상'

참 편리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