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 놀이터

[詩] 행복은 셀프다

자갈 길. 2023. 11. 2. 18:22

행복은 셀프다

                      돌담 이석도

 

‘물은 셀프’란

문구를 써 붙인 식당이 적지 않다.

 

이런 음식점에서는

고객 스스로가 비치된 컵으로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시지 않는 한

목마름은 해소되지 않는다.

 

공기도 셀프다.

써 붙이지만 않았을 뿐

자주 마셔도 나무라는 사람 없고

아무리 많이 마셔도 돈 달라는 사람 없다.

 

행복도 다르지 않다.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살 수 없는 게 행복이지만, 원한다면

마음만 살짝 돌려서 봐도 지천으로 늘려 있어

얼마든지 마음대로 담을 수 있다.

 

(2023.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