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 놀이터

[詩] 말이 씨 되다

자갈 길. 2022. 10. 2. 15:31

말이 씨 되다

                            돌담/이석도

 

굿 샷!

굿 샷!

굿 샷!

굿 샷!

 

나이스 온!

나이스 온!

나이스 온!

나이스 온!

 

먼 거리부터 시작된 퍼팅

첫 번째 친구의 과감한 스트로크에

그의 공은 8미터를 데굴데굴 그대로 쏙

 

5미터 남짓 남았던

두 번째 친구의 공도 빙그르

홀컵을 한 바퀴 돌긴 했지만 골인

 

3미터쯤 남은 공을 닦던 친구가 말했다.

공 두 개가 구멍을 넓혔으니 내 공도 들어가겠지

은근히 친구를 약 올리고 싶었다.

공 두 개가 꽉 막았으니 들어갈 틈 없을 걸

하지만 세 번째 공도 땡그랑

 

1미터 살짝 넘는 거리의 내 공

캐디가 훅 라인이라며 홀컵 오른쪽 끝을 권하자

홀컵 오가던 나는 잽싸게 공을 툭

 

나는 공무원이었다.

 

(2022.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