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여행, 여행, 등산...

이륙회의 서울둘레길-봉산과 앵봉산

자갈 길. 2021. 4. 21. 00:55

2021. 4. 18. 일요일

하나 둘 모여드는 반가운 얼굴들이 증산역의 아침을 활기차게 만들었다.

약속 시간이 되기도 전에 모두가 도착했으니 지하역에서 더 있을 이유가 없어 9시 20분에 출발했다.

오늘은 이륙산악회 멤버들이 서울둘레길 7-2코스 걷는 날.

지난 2월 초에 4명의 멤버가 산행 후 가락 수산시장에서 겨울철의 별미 대방어를 먹을 요량으로 구룡산과 대모산을 넘으면서 시작된 서울둘레길인데 벌써 4-1코스(10.3km), 5-2코스(6.9km), 6코스(18.0km), 7-1코스(7.3km)를 걸었으니 오늘 걷는 7-2코스(9.3km)는 다섯 번째의 걸음이다. 오늘 스탬프를 찍으면 서울 둘레길 157km 중 51.8km 걷는 것이니 1/3쯤을 완주하는 셈이다. 

 

지하철 6호선 증산역에 모여 스틱 등 도보 준비하는 친구들···

당초 일정은 토요일인 어제였지만 동효 친구가 다른 선약이 있다는 바람에 오늘로 연기했는데

이것이 신의 한 수였다. 어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비바람에 황사와 미세먼지, 심지어 우박까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종일 음침할 만큼 아주 불순한 일기였다.

그런데 오늘은 더할 나위 없는 봄 날씨에 하늘마저 맑고 깨끗한 데다

일요일 행사라 오늘은 홍이 장군까지 동참했으니···

완전 꿩 먹고 알 먹는 격이었다.

 

7-2코스 봉산 입구의 스탬프 부스에서 

서울 둘레길 입문의 첫 스탬프를 찍는 홍이 장군, 이홍희 前 이륙산악회 대장

 

내가 혼자서 걸었던 지난해의 서울 둘레길에서는 2020년 5월 30일에 7코스를

한꺼번에 걸으면서 守國寺 등 볼거리를 많이 보면서 걷느라 7시간 동안

19.45km를 걸었으니 내게 오늘 이 길은 두 번째 걷는 길.

 

봉산 첫 쉼터에서 바리스타 최동효 친구의 작품,

모닝커피에 봄을 타 마시는 동안 나는 등산화와 양말을 ···

 

어제가 새해였다 싶은데 벌써 그늘의 시원함이 더 좋았으니···

 

최동효, 계종걸, 이홍희

 

김귀동, 이풍규, 이석도

 

봉산의 봉수대와 봉산정

 

산길 따라 곳곳에 세워진 名詩는 우리들의 걸음을 가볍게 하고···

 

구파발역 부근의 스탬프 부스에서

오늘 둘레길을 마무리하는 스탬프를 꾹

5인 이상 집합 금지 때문에 

3명씩 뚝 떨어져 자리를 잡아야 했던 탓일까?

둘레길 때마다 그렇게 맛나던 술맛이 좀···

 

다음 둘레길의 뒤풀이는 모두가 한 자리에 앉아

술잔을 부딪치면서 건배할 수 있도록

코로나가 완전히 소멸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잔을 비웠다. 

 

김귀동 前 대장이 제작한 동영상

 

그다지 높지 않은 봉산과 앵봉산

둘레길이 아니고는 걷기 어려운 서울 북서쪽의 아름다운 야산에서

가슴 가득 봄기운을 담으면서 70년이 다 되어 가는 인생에 젊음을 뿌리고

코끝을 스치는 봄내음 맡으며 50년 가까이 숙성된 우정을 꺼냈으니

이보다 더 알차고 행복한 일요일은 별로 없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