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 놀이터

[詩] 더 행복한 순간

자갈 길. 2020. 6. 27. 23:50

 

더 행복한 순간

 

                                    돌담/이석도

        

“할아버지, 너무 어려워요.”

문제 풀이 하던 원준이가 좀 도와달라며

산수 문제를 쑥 내밀 때

 

“외할아버지랑 잘 거야.”

집에 가자는 엄마 손을 뿌리치던 은규가

내 품으로 파고들 때

 

“할아버지, 뽀뽀 열 번 해 줄게요.”

함께 만든 장난감을 꼭 껴안은 세은이가

두 팔 벌려 내게 달려들 때

 

앞만 보고 달렸던 시절보다

익어 가는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찾아낸

지금이 훨씬 좋다고 느껴질 때

 

(2020.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