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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산악회의 경자년 첫 산행

자갈 길. 2020. 1. 19. 01:04

2020. 1. 12. 일요일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

약속시간 10시가 되려면 근 10분이나 남았는데도 내 도착이 꼴찌였다.

악수를 나누랴, 따끈한 영문표 커피를 마시랴…, 사진 한 장 찍을 틈도 없이 이동해야 했다.

일 년에 한두번, 이곳으로 산행을 올 때마다 대절해서인지 제법 낯이 익은 승합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삼십 분을 달린 승합차가 우리 일행 13명을 토해 놓은 곳은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부근.

오늘은 우리 이륙산악회의 정자년 첫 산행일

지난해 송년산행의 뒷풀이에서, 지난 2년 동안 즐겁고 멋진 산행을 이끌어 우리 이륙산악회를 반석에 올린 김귀동 대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함께 봉사했던 부대장을 신임대장으로 추천하고 이풍규 부대장께서 이를 흔쾌히 수락한데다, 집안 행사가 있어 송년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계종걸 친구도 부대장에 추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꺼이 봉사하겠다고 했다니 2020년 오늘 첫 산행은 이륙산악회 대장과 부대장의 취임식을 겸한 뜻깊은 산행이었다.

한겨울 북한산은 겨울답게 차가워서 더 좋았다.

차가운 공기는 더없이 신선해서 좋았다. 

재잘재잘 정담을 나누면서 걸었다.

쉬엄쉬엄 여유를 즐기며 걸었다.


산성탐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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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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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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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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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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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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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탐방센터


평소 산행에 비하면 2/3쯤밖에 안 되는 6.2km를 걸었지만 새해 첫 산행이라 좋았다.

근 50년 묵은 친구들과 하얀 입김을 내뿜으면서 북한산 원효봉을 오르내린 정자년 첫 산행. 

일정이 겹쳐 오늘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송병철 친구와 신종진 친구는 많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하산 시간에 맞춰 득달같이 식당으로 달려와 뒷풀이에 합류했다. 덕분에 15개의 술잔에 듬뿍 담긴 우정은 더욱 달콤해지고 분위기는 흥이 넘쳤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 실린 내 몸은 몇 잔의 술에 취해 눈이 저절로 감기고 있었지만, 물속의 작은 모래알까지 낱낱이 보일 만큼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는 북한산 계곡을 닮고 싶어서일까? 

내 가슴 속엔 우정으로 가득 채운 행복이 콸콸콸 흐르고 있었다.

 

연신내역에서 대절 승합차로 이동 중


 


 입구에서 한 컷


 산행에 앞서 간단히 몸을 푸는 친구들


 

 잠시 쉬면서

 

 쉬는 동안 김귀동 전 대장이 우리 모두에게 하나씩 나눠 준 과자봉지.

그런데, 갖가지의 과자가 정성스럽게 담긴 이 과자봉지는 김귀동 전 대장의 며느리가 준비한 거란다.

등산 가는 시아버지께 친구분들과 나눠드시라면서 정성껏 과자봉지를 포장했을 뿐 아니라

봉지마다 예쁜 손글씨로 쓴 새해덕담까지 붙어 있었다. 

친구 며느리의 정성 맛일까? 

과자는 하나하나 더 맛있었다. 

이런 며느리라면 얼마나 예쁠까 싶었다.

며느리의 시아버지 사랑,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

우리 모두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원효암에서



 


 

 

 



 

 

 원효봉의 넓은 바위 주변에는 20여 마리의 들고양이들이 있었다.

등산객들이 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듯 요지부동이다. 오늘은 두툼한 등산복을 입어도 추운데

사시사철 똑같은 옷만 입고 지내는 요놈들은 얼마나 추울까 싶어 안쓰러웠다.

  

 

 김귀동, 박삼수, 이종성, 김영호, 이홍희, 계종걸, 이풍규, 최동효

한옥봉, 신수철, 권봉기, 김영문, 이석도

  

 

 

  

 군데군데 남아있는 잔설을 밟는 동안 조금은 겨울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겨울 북한산의 계곡물이 얼마나 맑고 깨끗하던지

바닥의 작은 모래알 하나하나까지 환히 보이는 게 TV로 보았던 금강산 계곡 못지 않았다.





 


  

 

 

마침내 출발지였던 곳으로 하산


경자년 첫 산행을 무사히 마친 13명의 용사와 다른 일정이 있어 함께 산행하지 못했던

송병철 전전 대장과 신종진 대원이 식당으로 달려왔으니 덕분에

초대 대장 권봉기, 2대 대장 이홍희, 3대 대장 송병철, 직전 대장인 4대 김귀동에

이풍규 현 대장까지, 역대 대장 모두가 참석한 멋진 뒷풀이가 시작되고  


 이륙산악회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봉사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아 하는 신임 이풍규 대장과 김귀동 전 대장의 러브샷


 대장과 함께 이륙산악회의 발전을 위해 한 몸 바치겠다 취임인사하는 계종걸 부대장